눈치 안 보고 당당하게 말하는 방법: 거절, 비난에 대처하는 현명한 자세
- 셀프컴퍼니
- 6월 20일
- 3분 분량
혹시 원치 않는 보험 계약서에 서명하고 뒤늦게 후회한 적 없으신가요? 혹은 마음에 들지 않는 물건을 직원의 끈질긴 설득에 못 이겨 구매하고 씁쓸하게 매장을 나선 경험은요?
이 모든 경험의 중심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거절하지 못하는 마음’입니다. 우리는 관계가 틀어질까 봐, 상대방이 실망할까 봐, 혹은 나를 이기적이라고 생각할까 봐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거절의 이유를 필사적으로 찾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유를 대면 댈수록 상황은 더 불리해지고, 어느새 결정권은 상대방에게 넘어가 버립니다.
이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상황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상사의 불합리한 지시, 친구의 과도한 부탁, 연인과의 갈등 등 모든 인간관계에서 우리는 비슷한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굴레에서 벗어나 죄책감 없이, 당당하게 나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정신의학자 마누엘 스미스의 저서 <죄책감 없이 거절하는 용기>에서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책의 통찰을 바탕으로, 당신의 삶을 더 자유롭게 만들어 줄 ‘내가 행복해지는 자기주장 3원칙’을 소개합니다.
1. 당신은 이유를 말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거절 앞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저지르는 실수는 ‘상대방을 납득시킬 만한 이유’를 찾아 헤매는 것입니다.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고, 상대에게 상처 주기도 싫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대화의 주도권을 상대에게 넘겨주게 됩니다. 나의 거절에 대한 타당성을 상대가 판단하게 만드는 셈입니다.
상대방은 “왜요?”라고 물으며 논리적인 설명을 요구하고, 마땅한 이유를 대지 못하면 우리는 당황하며 결국 상대의 페이스에 휘말립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당신은 모든 행동에 대해 논리적인 이유를 설명할 의무가 없습니다. 특히 당신의 감정이나 선호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보험설계사가 아무리 논리적으로 필요성을 역설해도, 내가 필요 없다고 느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죄송하지만, 보험에 가입할 생각이 없습니다.”
“마음에 드는 구두가 아니네요.”
이렇게 사실만 간단히 전달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상대방이 이유를 묻는다면 어떻게 할까요?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그냥 제 마음에 들지 않네요.”
“조금 더 둘러보고 싶어요. 도움이 필요하면 그때 말씀드릴게요.”
물론 모든 상황에 이렇게 기계적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족이나 친구처럼 중요한 관계에서는 솔직한 이유를 말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를 상대방이 받아들일 때까지 끝없이 설명하며 스트레스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의 ‘싫다’는 감정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명백한 이유입니다.
상사가 부당한 업무를 지시한다면, 무조건적인 거절보다는 현명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이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A 부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지원이 이뤄진다면 언제까지 완료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정중하게 거절의 의사를 비치면서도,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주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핵심은 ‘설명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2. 당신은 실수를 저지를 권리가 있다
우리는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하지만 실수를 지적받았을 때, 많은 사람들은 죄책감과 불안감에 휩싸여 방어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실수하지 않았다고 부인한다.
실수한 이유를 장황하게 설명하며 변명한다.
“너는 실수 안 해?”라며 상대방을 역으로 공격한다.
과도하게 미안해하며 상대의 무리한 요구까지 들어준다.
이 모든 행동의 기저에는 ‘실수는 곧 나의 부족함’이라는 생각이 깔려있습니다. 판단의 기준이 ‘나’가 아닌 ‘상대방에게 어떻게 보일까’에 맞춰져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기주장이 건강한 사람은 다르게 반응합니다. 그들은 실수를 자신에 대한 공격이 아닌,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합니다.
“네, 당신 말이 맞아요. 제가 그 부분을 놓쳤네요.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결코 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성숙한 태도입니다. 물론, 나의 실수로 상대방이 피해를 보았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책임지는 자세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핵심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는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은 스스로를 함정에 빠뜨리고, 다른 사람이 나의 실수를 빌미로 나를 통제하도록 허락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세요. 실수는 성장의 과정일 뿐, 당신이라는 사람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습니다.
3. 살다 보면 때로는 타인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우리는 타인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그래서 거절할 때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봐 전전긍긍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의 기분을 맞추며 사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렇게 살 필요도 없습니다.
이 원칙은 당신에게 이기적으로 행동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의를 지키되, 과도한 배려심 때문에 나의 권리와 안녕을 해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거절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소통의 일부입니다. 무례하지 않게, 하지만 단호하게 거절했다면, 그 이후 상대방이 느낄 감정까지 모두 책임질 필요는 없습니다. 그 감정은 온전히 상대방의 몫입니다.
예를 들어, ‘부탁은 최대 두 번까지 정중히 거절하고, 그 이후에는 ‘미안하지만 어려울 것 같아’라는 말만 반복한다’와 같이 자신만의 원칙을 세워보세요. 이렇게 하면 거절에 드는 감정적 에너지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부당한 서비스를 받았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면,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입니다. 이때 ‘항의하면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을까?’를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무례하게 인신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에 기반해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소비자의 정당한 목소리입니다.
나의 감정과 권리를 지키기 위한 자기주장은 결코 이기적인 행동이 아닙니다. 오히려 나와 타인 모두에게 건강한 관계의 경계를 설정해주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오늘부터 작은 거절부터 연습하며, 눈치 보지 않는 당당한 나를 만들어가는 여정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